이렇게 늙을 수 있다면

김연서 3 4,277 2009.06.30 10:12


- 먼길 돌아온 인생의 노을 -

인생은 먼길을 돌면서 중년 이후 외모는 변해갑니다
삼단복부 이중턱 구부정해지는 허리
등 그리고 흰머리 빛나는 대머리 또 늘어진 피부
자꾸 자꾸 처지는 눈꺼풀 등
그래도 말년을 앞에 둔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향기를 나눠 줄 수 있는 것은 덕이 있기 때문입니다

덕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쌓이는 것입니다
사랑이 인간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움과 절망이 인간을 구제할 수도 있습니다
노년의 연륜은 미움과 절망까지도 품을 수 있습니다
성실하게 살면 이해도 지식도 사리 분별력도 자신의 나이만큼 쌓입니다
그런 것들이 쌓여 후덕한 인품이 완성됩니다

이 세상에 신도 악마도 없는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젊은 날의 만용조차 둥글 둥글해지고
인간을 보는 눈은 따스해 집니다

이러한 덕목을 갖추려면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견고한 자갈을 물리고 삶의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시간은 인간에게 성실할 것을 요구합니다 잉여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정신적 육체적 노력 없이는
시간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시간은 두렵고 잔혹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 비우고 미완성에 감사합시다
노년 이후에는 진격보다는 철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물러설 때를 늘 염두에 두며 살아야 합니다

오래 살게되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잃어버림'을 준비합시다

그것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순수하게 잃어버림을 받아들이라는 말입니다
주변의 사람도 재물도 그리고 의욕도 자신을 떠나갑니다
이것이 노년 이후의 숙명입니다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 있는 인생을 발견해 내는 것이 중년입니다
여자든 남자든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외양이 아닌
그 사람의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정신 혹은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좋습니다

만일 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비참하게 생각될지 모르나 그 누가 없어도
잘 돌아가게 되므로 우리는 안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조금씩 비우다 결국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
세상을 뜨는게 하늘에 뜻입니다
세월 따라 기력이 쇠퇴해지는 만큼 마음도 따라 너그러워지는
노년이길 바랍니다

봄 여름 가을동안 들녘의 흐름처럼
다 비워내고 침묵으로 가는 들판의 고요함처럼
삶의 흐름 속에 흘러온 시간만큼 평온 할줄 아는 지혜가 많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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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샛별 2009.06.30 13:40
위에 글은 참말로 제마음에 꼭드는 글입니다  인생 이란 두 글자  살아보니 별로기쁜일도 없고 슬플때가 더욱 많더군요 그러나 때로는 살만하다는 생각도 제 머리로 스쳐지나갈대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제는 그만 우리 주님계신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도 자주 닥아 옵니다 왜? 냐고요 ? 긴병에 효자가 없다는말이 제머리속에 때때 로  주마등 처럼 지나가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얼마동안 애지 중지 하던물건들을 아낌없는 마음으로 나의 자식이나 이웃에게 나느어 주고 있습니다
김연서 2009.07.01 02:30
샛별선배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저희 어머님은 종합검사하러 가시기 전날  밤엔 꼭 주변 사람들을
불러 소중히 여기던 옷가지들을 나눠 주셨답니다.  그러기를 셀 수 없이 하셨는 데 아직도 건강하시지요.
나눔속에서 힘과 건강이 솟아나나봅니다.  더욱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향나무 2009.07.02 04:29
먼~~ 길 을 돌고 돌다가 제자리에 와보니  내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 보이는 것은 붉은 저녁  노울뿐이군요. 세상  속에서 살아온 길이 길~ 다면 길 ~ 고 짧다면 아주 짧은 일평생  아웅 다웅  살아 보니 그것이 인생길을 평탄케 해주는 것은 않이였어요 ? 좀더 너그럽게 내이웃을 내몸처럼 아끼면서 살아도 살수 있었는데 세상 살이 를 인색하게 살아온길 을 뒤 돌아보니 남는것은 후회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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